이사회는 “더 많은 대화 필요해”...“페이스북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아마존은 현지 시각으로 이번 주 수요일, 주주들이 “안면 인식 기술을 정부에 판매해 프라이버시와 시민권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는 것을 금지한다”는 제안을 기각시켰다고 발표했다. 주주 투표는 아마존의 연간 주주회의에서 진행됐으며, 이사회는 이러한 결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미지 = iclickart]
아마존은 그 동안 레코그니션(Rekognition)이라는 안면 인식 기술을 개발해왔고, 이를 클라우드 서비스와 함께 일부 고객들에게 제공해왔다. 일부 경찰 관련 기관들에서도 레코그니션을 실험했고, 아마존은 미국 이민관세국에 이 기술을 판매하려 움직이기도 했다. 이민자 및 난민들의 프로파일링에 도움이 될 기술로서 홍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사회에서 아마존의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안면 인식 기술을 정부가 활용했을 때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지 않는 이상, 아마존은 안면 인식 기술을 정부 기관에 판매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사회에서 나온 것이다. “아마존이라면 안면 인식 기술의 활용이 가져다 줄 혜택과 위험성 모두를 고르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이사회의 최종 의견이었다.
아마존의 이사회는 공식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기술이 단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금지되거나 비판을 받아서는 안 되지만, 모든 관련자들의 정직하고 진지하며 열린 대화가 뒷받침 된 상태로 발전해야만 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신기술이 안전하고 건전하게 사용될 수 있을만한 방법을 모두가 함께 찾아야 한다는 겁니다.”
레코그니션은 아마존 데이터센터들에 호스팅 되어 있으며, AWS 고객들 중 일부에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즉, 레코그니션은 클라이언트에 다운로드 되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 상태에서 기능만 발휘하는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남용의 위험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아마존 주주들은 “이런 서비스를 시작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 동안 한 번도 레코그니션이 남용되는 사례는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사회의 의견에 동조하는 이들은 “최근 페이스북이 보여준 처참한 실패 사례를 거울 삼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일에서나, 동의를 충분히 얻어내는 부분에서 페이스북은 크게 실패했고, 그 때문에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는 안면 인식 기술을 국가에 판매했을 때 아마존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입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는 사법 기관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시킨 바 있다. 이는 이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국민들이 인지하고, 진지하게 염려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중국은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해 국내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데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안면 인식 기술은 사람의 얼굴을 스캔하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을 만들며, 이 알고리즘을 이미 확보되어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미 많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차량, 결제 서비스 등에서 주인 확인을 위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아직 인식 오류가 발생하기도 하며, 개인의 얼굴과 관련된 생체 정보가 대량으로 저장되어 있는 DB를 누가 관리 및 감독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사태다. 심지어 안면 데이터가 제3자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는 걸 촬영되고 있는 당사자는 모를 때가 많아서, ‘동의를 이끌어내는 문제’도 안면 인식 기술 도입에 있어 커다란 장벽으로 여겨진다.
3줄 요약
1. 정부로의 안면 인식 기술 판매, 이사회는 반대, 주주들은 찬성.
2. “레코그니션 서비스 2년 동안 사고 한 번 없었다” vs. “아직 사회적 도입에 더 많은 논의 있어야 한다”
3. 매칭 성공률 100% 아니고, DB 관리 자격, 촬영 시 동의 구하는 문제 등 난관 많음.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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