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는 “스파잉에 대한 물증 못 찾았다”...공은 총리에게 넘어가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현재 유럽은 5G 도입에 앞서 화웨이 장비에 대한 조사로 바쁘다. 최근 영국 정부는 “화웨이 장비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벨기에사이버보안센터(Belgian Centre for Cybersecurity, CCB)는 수개월의 조사 끝에 “믿을 수 없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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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도한 브뤼셀 타임즈(The Brussels Times)에 의하면 “CCB는 화웨이가 사이버 스파잉 행위를 주도했거나 유사한 행위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노력했다”고 한다. 화웨이는 그 동안 중국 정부를 도와 타 국가를 염탐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벨기에에서 화웨이는 대형 통신사인 프록시무스(Proximus), 오랑쥬(Orange), 베이스(Base)의 파트너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브뤼셀에 사이버 보안 연구소를 개설한 바 있다.
CCB의 대변인인 카트리엥 에게르스(Katrien Eggers)는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직 모든 조사를 다 마친 건 아니며, 따라서 최종 보고서가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 동안 화웨이가 받아왔던 혐의에 대한 물증을 찾아낼 수 없었다는 뜻이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게 못내 껄끄러운 눈치다.
브뤼셀 타임즈에 의하면 현 총리인 샤를 미셸(Charles Michel)은 이전부터 CCB의 분석 결과 보고서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한다. CCB가 최종 보고서를 내지 않겠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결정의 공은 미셸 총리에게로 넘어갔다. 이번 CCB 발표에 대한 미셸 총리의 입장은 공식적으로 언급되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매체인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에 의하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전 유럽에 걸친 화웨이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리기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걸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입장과 상반된 것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EU 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독일조차 “자체적으로 조사하겠으나 미국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 방향을 취했다.
이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화웨이의 로비스트 자리에, 지난 오바마 정권 당시의 보안 담당자를 임명한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인물은 사미르 제인(Samir Jain)으로, 오바마 정권 당시 미국국가안전보장회의의 사이버 보안 책임자였고, 현재는 화웨이의 로비스트로 등록되어 있다. 브뤼셀의 결정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3줄 요약
1. 벨기에의 사이버보안센터는 “수개월 연구했지만 화웨이 제품에서 스파잉 물증 못 찾았다” 발표.
2. 화웨이 추방 운동 벌이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로비스트 두고 불만 섞인 트위터 작성.
3. 벨기에는 화웨이 제품 어떻게 처리할까? 공은 이제 미셸 총리에게로 넘어감.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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