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형의 사고...디폴트 변경할 수도 없어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지난 2월 보안 전문가 밥 디아첸코(Bob Diachenko)는 몽고DB(MongoDB)의 데이터 인스턴스를 하나 찾아냈다. 여기에는 총 150GB의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들여다보니 7억 6300만 개의 고유 이메일 주소들이었다. 인터넷에 그냥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평문으로 저장되어 있기까지 했다. 이는 몽고DB와 관련된 개인 식별 정보 유출 사고로서는 가장 최근에 발생한 일이다.
[이미지 = iclickart]
디아첸코는 블로그를 통해 이러한 발견에 대해 알리며 해당 데이터베이스의 소유자와, 저장되어 있던 기록의 세부 내용도 같이 공개했다. “데이터베이스는 Verifications.io라는 서비스의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회사에 이런 사실을 알리자 거의 즉각 사이트를 닫았다는 겁니다. 아직도 사이트가 복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번 사건은 무려 7억이 넘는 정보 건수들이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는 면에서 놀랍긴 하지만, 사실 몽고DB 환경에서는 이런 일이 곧잘 일어나왔다. 보안 블로그 크렙스 온 시큐리티(Krebs on Security)는 지난 1월 몽고DB 데이터베이스 수만 개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전부 인증 없이 접근이 가능한 DB들이었기 때문에 언젠가 벌어질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디아첸코도 1월에 또 다른 몽고DB가 인터넷에 노출되어 있는 걸 발견했었다. 구직자들의 개인정보가 가득히 들어있는 것이었다. 이런 식의 사고는 작년에도 끝없이 있어왔다.
몽고DB에서 이런 일이 유독 자주 일어나는 건 정말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분명히 몽고DB도 안전하게 설정하는 게 가능하지만, 몽고DB에 익숙하지 않아 디폴트 설정 그대로 사용하는 개발자들은 실수를 연발하고 있고, 따라서 엉뚱한 개개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몽고DB 인스턴스의 수 자체가 꽤나 많다는 것도 위험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된다. 쇼단에서 대강 검색해 봐도 67,864건이 나온다. 대부분 미국과 중국에 분포되어 있다.
몽고DB는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인기가 높다. 쇼단에서 검색해보면 Amazon.com이 9,016개의 몽고DB 인스턴스를 가지고 있고, 디지털 오션(Digital Ocean)에는 4,966개의 인스턴스가 호스팅 되어 있다. 텐센트 클라우드 컴퓨팅에서는 3,918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2,849개, 구글 클라우드에는 1,931개의 인스턴스가 호스팅 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기가 높고, 사고도 많은 몽고DB를 제대로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란 없는 것일까? 있다. 가장 간단한 건 몽고DB의 디폴트 설정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나 몽고DB는 오픈소스라서, 전체적인 디폴트를 변경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몽고DB를 사용하는 관리자나 개발자를 교육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다.
클라우드 업체 디비클라우드(DivvyCloud)의 CTO인 크리스 디라무스(Chris DeRamus)는 “지금은 데이터가 왕이면서 돈인 시대”라고 설명하며 “이제 무슨 사업을 하든 데이터를 모으고 저장하고 활용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에 있어 모든 사람들이 배워야 합니다. 이건 마치 장기에서 왕을 보호하는 법을 배우고, 생활 속에서 돈을 아껴서 현명하게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3줄 요약
1. 몽고DB, 자꾸만 사용자 실수로 개인정보가 다량으로 노출되고 있음.
2. 오픈소스라 인기도 높아 세계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음. 보안 설정도 가능한데, 디폴트로 놔두면 안전 장치가 없어짐.
3. 디폴트를 바꾸는 건 불가능. 결국 사용자들을 교육시키는 게 최선의 방법.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Copyrighted 2015. UBM-Tech. 117153:0515BC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