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국에 가려면 출발 시간보다 4~5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니, 2~3시간 전에 도착하는 것도 힘든데 무슨 일이냐고요?
미국 교통안전청(TSA)이 전 세계 180개 항공사에 미국행 비행기 탑승객에 대한 보안 강화를 요청했습니다. 바로 다음 주 26일(목)부터 시행되는데요, 미국 국적 항공사와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국내 저비용 항공사에 해당합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완공되는 내년 1월까지의 시행 유예를 요청하고 답신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재의 출국 절차에서 추가되는 과정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항공사 카운터에서 ‘여객 심사’를 합니다. 쉽게는 ‘보안 인터뷰’입니다. 미국에 왜 가는지, 어디에 묵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등을 물어봅니다. 테러 등에 대비해 수상한 사람을 걸러내기 위한 절차로 답변이 부정확하거나 미심쩍으면 ‘요주의 인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요주의 인물은 사전에 지정된 인물과 답변이 불분명한 사람이며, 영어나 현지어를 못해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일본에서 미국행 항공을 탑승하려 할 때 이 인터뷰에서 영어, 일본어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요주의 인물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또 하나 추가된 절차는 ‘모든 승객에 대한 소지품 검사’입니다. 현재는 무작위로 일부 승객만 추려내 검사를 하는데요, 앞으로는 모든 승객이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한 사람당 늘어나는 시간은 그렇게 크지 않지만 400명이 탑승하는 비행이라면 전체로는 엄청난 시간입니다. 환승객이 요주의 인물로 분류돼 정밀 검사까지 받게 된다면 정해져 있는 다음 비행기 시간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또 현재 항공사에 미국행 전용 카운터가 있지 않아 이 인터뷰 때문에 다른 나라로 가려는 승객들까지 시간이 지체될 수 있습니다.
일부 항공사는 인터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근무 직원을 보강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국토부에서 “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한편에서는 한국어로 간단한 문답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테러 등에 대한 안전을 위해 항공 보안은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승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수현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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