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부동산중개프로그램 서비스 제공자, 새 고객 확보 위해 수집된 DB 웃돈 받고 부동산에 넘겼나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최근 특정 부동산중개프로그램 서비스 제공자(이하 M부동산서비스사업자)가 부동산 문의를 하는 국민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이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웃돈을 받고 다른 부동산 사무소에 넘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보안뉴스>는 해당 의혹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심층취재를 진행했다.
▲M부동산서비스사업자 프로그램의 부동산 계약서 작성 화면, 주소와 주민등록번호 등도 수집하고 있다[자료=보안뉴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지는 크게 ①부동산중개프로그램 제조사의 서버용 제품 제공으로 인한 개인정보 불법 수집 및 무단 공유 ②이에 대한 공익 제보를 받아 해당 회사 제품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미흡한 대응으로 구분해 두 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먼저 M부동산서비스사업자가 판매하는 부동산중개프로그램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부동산 문의(매매, 전세, 월세, 단순문의 등)를 받게 되면 담당자가 문의자의 인적사항을 입력하도록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도 복사해 스캔 파일을 시스템에 첨부하기도 한다. 신분증 안에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중요한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
▲공인중개사와 고객 통화 시 제3자인 M부동산서비스사업자가 불법으로 수집하고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팝업 화면[자료=보안뉴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해당 부동산중개프로그램은 일명 서버용으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서 프로그램에 문의자의 인적사항과 신분증 사진 등을 입력하고 저장하게 되면, 이 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M부동산서비스사업자의 서버로 넘어간다.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부동산계약서를 쓰게 되면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받는다. 계약서에 이 같은 내용이 들어가게 된 건 지난 2020년 1월 ‘부동산에서 기입한 개인정보가 프로그램 사업자로 넘어간다’는 공익제보자의 신고에 따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현장조사 이후에 추가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공익제보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동산프로그램 제조사들의 압박에 못 이겨 이들이 고객 개인정보를 계속 수집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3자 정보제공 동의’를 받는 프로그램은 모두 서버 버전 프로그램이라 해당 서버로 개인정보가 넘어간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안뉴스> 취재에 따르면 M부동산서비스사업자 직원들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영업을 다니면서 ‘우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고객 DB를 저렴하게 제공해주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중에 판매·유통되고 있는 부동산중개프로그램 사업자 23곳을 본지가 확인한 결과, 모든 부동산중개프로그램에는 ‘개인정보 자동수집장치’가 포함돼 있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DB가 프로그램 제조사로 전송되는지 유무에 따라 ‘PC 버전’과 ‘서버 버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서버 버전을 사용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공인중개사가 시스템에 입력한 부동산 거래(문의)자들의 이름, 성별,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 상담내용, 거래를 위해 업로드한 신분증(주민등록번호, 운전면허증 등)까지 모두 해당 프로그램 개발업체로 넘어가게 되는 구조다. .
이렇듯 개인정보 무단 수집 및 거래 의혹이 제기된 M부동산서비스사업자를 비롯해 현재 23개에 달하는 서버 버전 부동산중개프로그램 제공업체는 해당 프로그램을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보급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통신비밀보호법 및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 입주를 코앞에 두고 있는 대규모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이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을 거래하는 부동산이 현재 7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은 관련 온라인 카페에 자신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부동산중개프로그램을 통한 개인정보 거래 의혹을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에서는 추가 취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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