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팬데믹이 원격 근무 체제라는 것을 대중화시키면서 기업들은 클라우드의 잠재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희미하게, 일종의 ‘개념’으로서만 존재하던 것이 실체로서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고 있지만 원격 근무 체제가 같이 사라지지는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이전의 사무실 근무 체제와 결합한 하이브리드 체제가 유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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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혹은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뒷받침 하는 건 클라우드 기술이다. 유연성, 성능, 속도와 같은 측면에서 아직까지 클라우드를 대체할 만한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보안 업체 디그시큐리티(Dig Security)의 CEO인 댄 벤자민(Dan Benjamin)은 “기업들은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워크로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빠르게 이동시키고 있다”며 “이미 클라우드의 잠재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기업들이 많고, 그것을 뒤늦게 발견하여 클라우드로 옮기려는 기업들이 새해 들어 몰리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지금 대부분 기업들이 그것을 목적으로 클라우드를 검토하고 있긴 하지만 클라우드는 단지 하이브리드나 원격 근무 체제만을 위한 기술이 아닙니다. 차세대 기술이라고 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증강현실, 양자컴퓨터 등 모든 것들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활용도나 기능 모두에서 큰 차이를 나타냅니다. 지금 당장 하이브리드 체제가 아니라고 클라우드를 무시하는 건 미래의 너무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활성화 업체인 알티메트릭(Altimetrik)의 글로벌 사업 분야 수장인 파리드 로샨(Farid Roshan)은 “기존의 온프레미스나 데이터센터 환경을 계속 유지하면, 장비나 애플리케이션을 수급하는 것도 점점 힘들어질 것이고(왜냐면 다들 클라우드로 옮겨 가는 중이므로), 더 나아가서는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에 와서 온프레미스나 데이터센터에 새롭게 투자한다면, 그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하기가 힘듭니다. 지하철이 막 도입되는 시기인데 마차들에 투자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클라우드 체제로의 전환, 로드맵을 먼저 그려야
로샨은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게 뚝딱 되는 것도 아니고 전환 하자마자 빛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라고 경고한다. “클라우드 전환 때문에 처음에는 오히려 일이 더 느려지거나 생산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새 체제로 돌입하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지만,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하고 구성원들이 잘 이해하도록 도움으로써 최소화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최고 임원부터 가장 직급이 낮은 직원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체 로드맵은 물론 클라우드 체제 후에는 성과 관리 기법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각 부서들은 어떻게 운영되며 부서 간 협력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것인지 등 최대한 상세한 설명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모두가 이해해야 합니다. ‘더 빠른 업무 처리’라든가 ‘유연한 생산 활동’처럼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뭔가를 목표로 정해두면 클라우드 도입 후 모두가 혼란스러워집니다.”
‘클라우드 도입┖이라는 것이 한 번에 치르고 끝나는 일정이 아님을 로샨은 강조한다. “클라우드 업체와 계약을 하는 건 긴 여정의 시작일 뿐입니다. 클라우드라는 새로운 체제에 정착하려면 사람, 업무 프로세스, 다양한 관련 기술들에 꾸준히 투자해야 합니다. 그 장기 투자 계획을 ‘클라우드 전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클라우드를 써보지도 않고 이런 투자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미리 해두어야 할 것도 있지만 도입해서 실제 환경에 적용해 본 이후에 전략을 수립하거나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져야 전략은 성공한다
‘클라우드 도입은 장기적인 여정’이라는 맥락과 비슷한 차원에서 또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고 벤자민은 설명을 잇는다. “클라우드는 그 자체로 만능인 기술이 아닙니다. 다른 요소들이 덧붙어야 훨씬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라는 체제와 잘 어울리는 애자일(Agile)이나 데브섹옵스(DevSecOps)와 같은 업무 프로세스를 전 조직적으로 도입하면 시너지가 커질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에 맞는 보안 정책도 수립되어야 하겠고, 데이터 처리 플랫폼에도 변경이 있어야 하겠죠. 이런 종합적인 고려 없이 클라우드 회사와 계약만 한다면 그 비싼 돈을 주고 외부에 파일 저장소 하나 두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벤자민은 성공적인 클라우드 도입을 위해 여러 사람들이 머리도 맞대고 힘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CEO, CTO, CIO는 전략의 전체적인 부분과 큰 방향이라는 측면에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발휘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독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세밀한 것에 집중하다가 놓칠 수 있는 게 전체 방향이죠. 늘 깨어서 이런 부분들을 확인하고, 필요할 때 조직 전체를 일깨울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총체적인 보안을 점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체제를 바꾼다는 건 보안 위협이 커진다는 뜻이거든요.”
그 다음 사업 기획과 진행을 현장에서 담당하는 사람들은 회사 전체는 물론 각 부서의 업무 방식을 새 클라우드 전략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만 알 수 있는 세밀한 부분들이 클라우드에 녹아나야 하는데, 큰 방향만 바라보다가는 놓칠 수 있는 게 바로 이러한 ‘디테일’들이다. 데이터 책임자라든가, 리스크 관리자, 법무 관련 책임자와 사이트 운영자, 각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자신의 분야에서 특수한 전문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촘촘히 디테일을 채워주는 게 중요하다.
벤자민과 로샨 모두 “클라우드 관련 지식과 기술들을 개개인들이 익힘으로써 새로운 클라우드 체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무료 강좌도 많고 유료 강좌는 더 많죠. 클라우드에 대해서 배우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 때입니다. 기업들로서는 클라우드로의 전환 속도가 너무 빨라서 그에 맞는 사람들을 미처 다 뽑지 못하고 있거든요. 지금은 누구나 워드프로세서를 다룰 줄 알지만 80~90년대에는 그것이 특별한 기술이었던 것처럼, 클라우드를 이용할 줄 아는 것도 지금 당장은 특별한 기술로 취급을 받습니다. 회사의 경영진들도 직원들이 클라우드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부지런히 제공해야 할 겁니다.”
글 : 네이선 에디(Nathan Eddy),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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