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아마존 측은 지난 수개월 동안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분할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복해서 밝혀왔다. 따라서 AWS가 독자적인 사업체 자격을 갖게 되는 일은 한 동안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도 IT 및 클라우드 분야 시장 분석가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언젠가 AWS가 독립적인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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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컨설턴트 베리 모이즈(Berry Moise)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아마존과 AWS가 분할될 것이라는 추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말하며 “AWS가 너무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아마존의 핵심인 도소매업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AWS의 수익성과 성장 속도는 아마존 내에서도 최고 수준입니다. 이렇게 전망이 좋은 사업 아이템을 계속해서 모기업에 묶어둔다는 건 사업적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카네기멜론대학의 경영학 교수 순더 케커(Sunder Kekre)는 “AWS가 독자적인 사업체가 됐을 때 매우 높은 수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AWS가 별도의 기업이 된다면 어마어마한 확장과 성장의 가능성을 갖게 될 것입니다. 모기업에 소속되어 있기 때문에 갖게 되는 여러 가지 제한은 사라질 것이고요.”
경쟁에서의 우위를 점하다
뱅클레스타임즈(Bankless Times)의 대체 화폐 정보 전문가인 조나단 메리(Jonathan Merry)는 “지금의 아마존이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도소매 분야에서 갖는 이점이 분명히 있다”고 짚는다. “아마존에 입점한 상점의 주인들의 경우, 외부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지죠. 아마존이라는 쇼핑 인프라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되니까요. 다른 온라인 도소매 플랫폼에서는 찾기 힘든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과 같은 측면이 있다고 메리는 설명을 이어간다. “온라인 매장이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주인들은 구글 클라우드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함으로써 온라인 도소매 플랫폼과 그 안에서 활동하는 경쟁 업체들을 키워줄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우드가 이득을 불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하는 겁니다.”
모이즈는 “AWS가 스핀오프 될 경우, 아마존은 핵심 사업인 도소매에 보다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게 되며, 그럼으로써 아마존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이 확고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 시장 내에서의 입지도 다질 수 있지만, 아마존 스스로도 혁신과 변화, 발전의 방향을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게 됩니다. 결정도 빠르게 내릴 수 있고, 더 유연해지기도 하겠죠. AWS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보다 빠르고 적절하게 움직일 수 있겠고요.”
아마존과 AWS가 묶여 있을 때, AWS의 운영 방향은 아마존 전체의 수익과 맞물려 있을 수밖에 없게 된다. 반대로 AWS를 아마존 전체의 수익성과 상관없이 운영할 때 자유롭고 유연해지며 클라우드 서비스 본연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게 모이즈의 설명이다. “시장 내에서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나 아마존과 분리된 AWS는 훨씬 매력적인 아이템이 될 것입니다. 심지어 대형 M&A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분할의 어려움
케커는 “시장 분석가들의 의견이 어떻든, 실질적으로 아마존과 AWS를 분리한다고 했을 때 그 과정이 매우 복잡할 것이라는 건 누가 봐도 뻔한 일”이라고 말한다. “일단 AWS도 그렇고 아마존이라는 거대 도소매 플랫폼도 그렇고, 관여 되어 있는 고객과 파트너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분리 과정에서 그 어떤 사람이나 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면 안 되겠죠. 그런데 그것을 조율하는 게 절대로 쉽지 않을 겁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고려해야 하는데, 이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아마존의 의지로 분할이 결정되는 것만도 아닐 수 있다. 미국 연방 규정과 더 나아가 세계 여러 지역의 규제들과 충돌 가능성도 존재한다.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의 굳건한 시장 1위를 다년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와 다른 여러 나라에서는 독과점 규제에 의거한 감시 대상 1위이기도 하다. AWS는 어떤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31%를 차지하고 있는, 역시나 해당 분야 1위 서비스다. 메리는 “1위 기업의 1위 서비스는 규제에 꽁꽁 묶일 수밖에 없다”며 “AWS의 분리로 인해 시장 내 영향력이 더 커진다면 곧바로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AWS가 별도의 사업체가 될 경우 아마존이 각종 자사 서비스를 클라우드와 연계하기가 더 어려워질 텐데, 이 역시 분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메리는 설명한다. “아마존 내에서 클라우드를 마음껏 조정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분명히 존재할 겁니다. AWS를 분리시킴으로써 이 부분에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거라고 아마존은 예측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분할이 항상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요.”
고객들에게 미치는 영향
케커는 “AWS가 분리됨으로써 클라우드 서비스의 품질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분리된 AWS에 계속 투자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니까요. 지금의 AWS에서 계속 머무를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즉 혁신이나 발전은 미비하고, 현상 유지가 전부인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물론 모기업으로서 아마존이 계속적으로 AWS에 투자를 이어갈 수도 있다. 그렇다면 AWS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적으로 아마존의 의지에 달린 일이죠. 하지만 지금처럼 분할은 없다고 주구장창 주장하는 기업이, 분할 후에도 투자 의지를 불태울 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분할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고객들은 이 부분을 불안해 할 것입니다.” 모이즈의 설명이다.
잠재력을 해방시켜라?
현재 AWS는 아마존이라는 기업 전체가 거두는 이득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지금 그대로도 아마존과 AWS는 현존하는 최강 기업들 중 하나다. 하지만 AWS의 잠재력을 아마존이 억제하고 있다는 시각도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경쟁이 심화되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도 언젠가 자유의 몸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들도 제법 힘을 얻고 있다.
메리는 “지금의 AWS는 마진율이 낮은 아마존의 사업과 서비스들을 보강해주는 역할만 하고 있다”며 “독립된 클라우드 업체로서 AWS가 발휘할 잠재력이 궁금하긴 하다”고 말한다. “어찌됐든 결국 아마존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의 문제입니다. 지금은 계속해서 분할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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