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보안 빅데이터] 중국의 대만 침공, 군대 아닌 AI 해킹

2026-08-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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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는 위협은 이제 군대 이동 아닌 코드 몇 줄과 AI 에이전트 몇 개로 시작

[보안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중국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해커들이 AI 에이전트 여러 개를 동시에 움직여 대만 정부 시스템을 공격, 계정 85개를 침해하고 인사정보 2,500건 이상을 탈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도 중국 해킹 조직 솔트 타이푼이 데이터센터의 규제 사각지대를 통로로 통신망을 침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이버 공간이 군사적 충돌 없이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실질적 전장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gettyimagesbank]

썸트렌드(SomeTrend)의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 결과(2026년 8월 1~13일)를 보면 ‘중국 해킹’ 을 중심으로 미국, 인프라, 해커, 특별위원회, 하원, 통신사, 의회, 데이터센터, 타이푼, 블룸버그통신, 연방통신위원회, 트럼프, 규제, 중국산, 장비, 보안, 솔트 등의 단어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이는 8월 들어 한꺼번에 불거진 두 사건, 즉 대만 정부망을 겨냥한 AI 해킹과 미국 통신망을 뚫은 솔트 타이푼의 침투 경로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이스라엘 사이버보안 기업 드림(Dream)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약 나흘 동안 최대 8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움직이며 대만 정부 시스템 21곳을 정찰했다. 공격 대상에는 일반 행정기관뿐 아니라 원자력 안전 관련 기관과 에너지 기업 최소 7곳도 포함됐다. 대만 디지털발전부도 8월 13일 관련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공격의 핵심은 AI의 ‘자율성’이다. 기존에는 생성형 AI가 악성코드 개발이나 취약점 조사를 돕는 보조 도구 수준이었고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 에이전트가 서로 다른 임무를 맡아 취약점을 조사하고, 특정 경로가 막히면 스스로 정보를 재평가해 다른 침투 경로를 선택했다. 공격자는 실제 침해 행위를 ‘승인된 모의해킹’이라 속여 AI의 안전장치를 우회하기까지 했다. 다만 공격 목표를 정하고 환경을 구축한 주체는 여전히 사람이었으며, 중국 배후설도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다.


▲‘중국 해킹’ 연관어 빅데이터 분석 [출처: 인사이트케이]

대만이 입은 직접적 피해는 계정 85개 침해와 인사정보 유출에 그치지 않는다. 원자력 안전 기관과 에너지 기업, 조직 구조를 드러내는 인사 기록까지 표적이 됐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은 당장의 파괴보다 향후 정교한 침투나 유사시 작전을 위한 정찰 성격이 짙다.

대만 국가안전국에 따르면 지난해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중국발 사이버공격은 하루 평균 263만 건에 달했고, 일부는 중국군의 대만 인근 군사훈련과 동시에 발생했다. 즉 이번 AI 해킹은 군사적 압박, 허위정보 유포와 함께 진행돼 온 ‘하이브리드전’의 연장선이며, 대만의 취약점을 상시 파악해두고 필요할 때 더 큰 교란을 가할 발판을 마련하는 데 있다.

위협은 중국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 해킹조직 김수키는 올라마, GPT4올 같은 AI 모델을 자체 서버에 설치해 탐지를 피하며 탈취 문서에서 정보를 추출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라자루스는 ‘전염성 면접’이라는 가짜 채용 수법으로 전 세계 1,640여 개 기업·기관을 공격했고, 이 중 700~800곳은 서버 최고관리자 권한이나 클라우드, 암호화폐 지갑까지 뚫릴 만큼 피해가 심각했다. 국내에서도 행정안전부, 외교부, 방첩사가 북한 추정 해킹의 표적이 된 바 있어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AI가 해킹의 전면에 등장한 이번 사건들은 하나의 메시지로 수렴한다. 국경을 넘는 위협은 이제 군대의 이동이 아니라 코드 몇 줄과 AI 에이전트 몇 개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무기가 미사일에서 알고리즘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미 진행 중인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인정하고 그에 걸맞은 방어 체계를 서둘러 갖추는 일이다.

글_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외에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된 관심은 정치 시사와 경제정책인데 특히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 글로벌 경제 분석 그리고 AI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보안 이슈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심층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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