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500개 기업, 연봉기밀위해 임금관리 아웃소싱
커리어 등 주요 취업포털에서 직장인들 위한 연봉정보 넘쳐나
<취업포털 사이트에 가면 대부분 이러한 연봉정보를 접할 수 있다. 커리어는 지난달 말부터 기존 사이트들이 유료 서비스로 진행하던 것을 전면 무료로 서비스해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있다. 갈수록 기업의 연봉 기밀유지는 힘들어 보인다.> ⓒ보안뉴스
셀러리맨에게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은 바로 ‘연봉’이다. 같은 직종의 사람들은 얼마를 받고 일하고 있을까? 내 친구들의 연봉은 얼마일까?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연봉은 얼마나 돼나? 셀러리맨들의 술자리에서 흔히 오가는 대화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연봉은 사내에서 1급 보안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연봉제가 도입된 시기는 1990년을 기점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봉제를 채택하고 있다. 경영자측에서 연봉제를 선호하는 것은 고질적인 고비용-저효율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임금관리 모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연봉제는 능력과 실적이 임금과 직결되어 노력한 만큼 대가가 따른다는 기대감을 제공하는 임금체계이므로 철저한 능력주의, 실적주의로 종업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북돋운다. 또한 연봉제는 자신의 능력과 업적이 곧 임금으로 귀결된다는 생각 때문에 저마다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동기부여한다는 점에 있어 긍정적인 면이 크다.
반면 연봉제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과연 얼마나 공평하고 정확하게 한 개인의 업적을 평가할 수 있느냐이다. 결국은 주관적인 평가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남는다. 또 하나는 노동력 착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개별 협상을 기반으로 한 임금체계는 단체교섭의 힘을 무너뜨리고 결국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되기 십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연봉은 사내에서 기밀사항이다. 대부분 기업은 입사시 자신의 연봉을 사내에 누설하거나 타인의 연봉을 유출할 시에는 인사불이익이나 퇴사조치까지도 감수해야 한다는 비밀협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다보면 서버관리자나 회계팀 혹은 경리팀에서 알게 모르게 연봉정보가 누설이 되고 결국에는 대부분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는지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내 DB관리자들이나 시스템 관리자들은 대부분 구성원의 연봉정보를 알 수밖에 없고 은연중 정보는 누설이 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 기업에서는 임금관리 아웃소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사내 경리부나 총무부에서 하는 모든 업무를 전문 아웃소싱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철저한 연봉 보안이 이루어질 수 있고 경리부나 총무부 인력이 감축되면서 추가 임금 세이브 효과도 있어 선호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카드와 두산 등 500개 정도의 큰 업체들이 연봉기밀유지를 위해 아웃소싱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임금관리 아웃소싱 업체들은 직원들의 급여지급을 포함해 월급을 내주는 업무, 4대보험과 경력관리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대기업은 연봉기밀유지를 통해 핵심인력관리와 최대치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은 임금관리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절감과 함께 직원들에게 전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셀러리맨들의 입장에서 보면 연봉정보는 연봉협상시나 이직시에 중요한 정보가 된다. 그래서 이를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카페가 형성이 되고 있고 각종 취업사이트에서는 연봉정보를 취합해 유료 혹은 무료로 연봉정보를 사이트 회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거기서 자신의 경력에 맞는 연봉을 알게되고 연봉협상이나 이직시에 그에 맞는 연봉을 요구할 수 있어 이들 사이트들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에 취업사이트 커리어(대표 김기태 www.career.co.kr)는 지금까지 타 취업사이트에서 유료로 서비스됐던 연봉정보를 지난달 28일부터 업계 최초로 무료 연봉정보 서비스를 오픈해 셀러리맨들 사이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커리어 신길자 팀장은 "회원들에게 얻은 정보이기 때문에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개인 연봉이 그대로 공개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차원에서 경력과 나이, 회사 등 여러사항을 고려해 평균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무리 회사 경영진들이 ‘연봉 보안’을 외쳐도 직장인들의 왕성한 정보욕구는 막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커리어 관계자는 "연봉정보는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서비스가 만들어 질 수 없기에 이에 대한 보답으로 관련 정보를 무료로 선보이게 되었다"며 "향후 지속적인 서비스 강화와 보완을 통해 구직자와 직장인, 기업 모두에게 유용한 연봉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원하는 완벽한 ‘연봉 보안’은 우리나라처럼 사이버세상이 활기차게 꿈틀대는 사회에서는 실현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길민권 기자(reporter21@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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