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도 안되는 와이파이, 30분 동안 스마트폰 100대 이상 접속
만약 해킹된 WiFi였다면 ID와 비밀번호 등 유출됐을 것
[보안뉴스 오병민] 스마트폰과 스마트기기의 확산으로 와이파이(Wi-Fi, 무선랜)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와이파이에 대한 보안의식은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안뉴스는 고려대학교 보안연구실 연구원과 함께 12일 오후 서울역에서 와이파이를 만들어주는 무선 공유기(AP)를 설치하고 자동으로 접속되는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와이파이 보안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공장 초기상태의 국내 유명 공유기 3종을 각자 30분간 설치해 접속자를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 놀랍게도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공유기에 30분 동안 최고 100명이 넘는 사용자가 접속한 것을 확인했다. 가장 많이 접속한 I사의 공유기의 경우 30분 동안 311번의 접속이 시도됐으며 중복을 제거한 순수 접속자는 123명으로 나타났다.
이번 테스트에 참여한 고려대학교 보안연구실 김태범 연구원은 “인터넷에도 연결되지 않은 공유기에 100명의 이용자가 접속했다는 것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직접 접속했다기보다는 자동 접속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해커가 설치한 해킹 와이파이였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해커에 의해 동일한 환경에서 접속자의 정보를 빼낼 수 있는 로그AP(가짜 공유기)를 설치됐다면 접속자의 인터넷 이용내역과 ID와 패스워드를 비롯해 인터넷전화 사용 내역까지도 유출될 위험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한번 등록된 와이파이에는 자동으로 접속된다는 것. 특히 가장 많은 접속자를 보인 I사의 무선공유기는 제품명과 동일한 공장 초기상태에서 와이파이 이름 그대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한번 접속한 경험이 있다면 사용자도 모르게 자동 접속될 우려가 있다.
그뿐 아니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일부 유명 무선공유기의 와이파이 이름이 개방된 것으로 착각해 거리낌 없이 접속해 사용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를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우선 자동접속 설정을 해제해 자동으로 위험한 와이파이에 접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리고 가급적이면 신뢰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찾아주는 솔루션을 이용하거나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인증이 가능한 와이파이나 보안이 설정된 와이파이 등 안전한 와이파이를 찾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스마트폰 OS별 자동접속 해지 방법
아이폰 : 설정 → Wi-Fi → 네트워크 연결요청(해지)
안드로이드폰 : 일괄 자동접속 해지방법 없음
각 네트워크 선택 후 수동 선택
[오병민 기자(boan4@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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