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했다고 해서 온 나라가 며칠 간 큰 홍역을 치렀다. 민감국가로 지정된 이유로 DOE 산하 연구소의 도급업체 직원이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한국으로 유출을 시도한 것이 민감국가로 지정된 원인이라는 배경 분석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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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E 에너지부 감사관실이 미국 의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의 도급업체 직원이 수출통제 대상에 해당하는 정보를 소지한 채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했다가 적발돼 해고된 사건이 발단이 됐다고 한다. 의회 보고 대상 기간인 2023년 10월 1일부터 지난해 3월 31일 사이에 이처럼 민감한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민감국가 지정 문제를 놓고 한국과 미국의 시선은 확연하게 갈린다. 우리는 큰 외교 문제로 접근하고 있지만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민감국가 리스트라는 건 오로지 에너지부의 연구소에만 국한된 것”이라며 “큰일이 아니다”라고 교통정리에 나섰다.
사실 따지고 보면 ‘민감국가’보다 미국과의 관계에서 더욱 시급한 문제는 AI 보안이 아닐까 싶다. 중국의 생성형 AI 신병기로 개발된 딥시크가 미국에서 철퇴를 맞은 이유는 다름 아닌 보안 문제였다. 보안 전문 언론 매체인 <보안뉴스>는 오픈AI의 주도로 딥시크의 미국 시장 상륙을 금지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을 지난 14일 보도한 바 있다.
오픈AI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공지능(AI) 진흥 정책 ‘AI 액션 플랜’과 관련해 제출한 정책 의견서에서 “딥시크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며, “딥시크 추론 모델 R1을 비롯해 유사한 상황에 있는 중국 AI 모델의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딥시크가 보안문제로 지적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와 미국 법이 아닌 중국 법에 의해 통제받는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의견서는 정부의 사용자 데이터 제출 요구에 응할 의무를 규정한 중국 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의견서는 또한 중국산 AI 모델 사용 금지가 프라이버시 침해와 지식재산권(IP) 침해 등 보안 위협을 방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I 보안이 기술 개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렇다면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반응은 어떨까. 빅데이터 심층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봤다.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시스템’, ‘기업’, ‘금융’, ‘AI’, ‘모델’, ‘지능’, ‘학습’, ‘평가’, ‘인력’, ‘환경’, ‘서비스’, ‘교육’, ‘인공지능’, ‘분석’, ‘클라우드’, ‘박상원(연예인 아닌 금융보안원장)’, ‘프레임워크’, ‘전문인력’, ‘금융보안원’ 등으로 나타났다(아래 그림).
▲AI 보안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 [자료: 인사이트케이]
빅데이터 연관어를 보더라도 AI 보안이 AI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조건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AI 보안이 민감국가보다 백 배는 더 중요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안뉴스>는 무엇보다 AI 보안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보안의 영역이 인간의 직관처럼 다양한 인지 능력으로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인 수준에 그칠 경우 한 순간에 모든 것이 허공에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종찬 연구소장 [사진=인사이트케이]
AI는 확률적으로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지만 인간처럼 “이 상황에서 왜 이렇게 해야 하는가?”를 깊이 이해하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AI는 ‘그럴듯한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인간처럼 감각적 경험과 내면적 확신에서 나오는 직관적 판단을 내리지는 못한다. AI 보안의 취약점도 바로 이런 점과 무관치 않은 듯싶다.
우리의 AI 경쟁력이 미국이나 중국보다 뒤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가 AI 보안 능력을 더 철저하게 갖춘다면 보다 효율적인 경쟁력을 갖추는데 결정적 지렛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AI 보안에 더욱 민감하게 대처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글_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저자 소개_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이 외에 미국, 일본, 홍콩 등에서 연구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된 관심은 정치시사와 경제정책인데 특히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 글로벌 경제 분석 그리고 AI 인공지능 및 블록체인 보안 이슈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데이터 분석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심층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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