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문 속 추정되는 몇몇 교수와도 연락...본인도, 교수 내부망에서도 ‘그런일 없었다’ 밝혀
[보안뉴스 김영명 기자] 이번 주초, 중앙대에서 기말시험 기간에 낙제 위기에 처한 한 학생이 지도교수에게 과제 대신 랜섬웨어 파일을 보내 해당 교수가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건이 불거졌다. 해당 사건은 디XXXXX, 더X, 클XX 등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역대급 상황’, ‘퇴학각’이라며 회자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중앙대 관계자가 상·하단 제목이 다르다며 조작된 것이라고 보내온 화면 및 실제 중앙대 인트라넷망 이클래스 캡처본[자료=중앙대]
<보안뉴스>는 해당 사건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앙대 대외협력처와 연락을 취했고, 해당 글이 실제 벌어진 사건인지 여부부터 어떤 과정을 거쳐 확대재생산 된 것인지 하나씩 짚어봤다. 먼저, 중앙대 측은 이번 주 월요일부터 이슈가 되고, 여러 언론에서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보안뉴스>에 처음으로 증거 자료를 보내며 입장을 밝혀왔다.
해당 증거자료는 중앙대 모임방의 ‘공지’ 화면으로 일부 민감한 글씨는 가림 처리된 화면이다. 자세히 보면, 제일 상단의 제목 글에는 ‘OOOO 공지 OOO 기말시험 관련 안내’라는 글이 게재돼 있고, 하단의 박스에는 ‘[공지] 랜섬웨어 유포 학생 고소 및 기말고사 대체 안내’라는 제목으로 본지가 앞선 기사에서 메인 이미지로 사용했던 것과 내용이 같았다.
중앙대 관계자는 “해당 게시판에서는 제일 상단에 쓰여 있는 (제목) 글을 보면 ‘OOOO 공지 OOO 기말시험 관련 안내’라고 쓰여 있는데, 작성자가 쓰고자 하는 글의 제목을 달게 되면, 상단에 보이는 글과 하단의 박스 안에 보이는 글의 제목이 같아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됐던 해당 화면에서는 상단의 글과 하단의 글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캡처 화면 속 글을 그대로 해석했을 때 해당 교수는 마지막에 “유포한 학생에게는 학칙에 의거해 퇴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담당자는 “재학생에게 퇴학이나 정학 등 인사 변동이 진행된다면 이는 총무처나 대외협력처에도 사전에 공지가 내려오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할 리 없다”며 “그 어떤 교수로부터 학생 퇴학과 관련한 내용이 접수된 것이 없기 때문에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서 해당 교수가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으면 F학점을 주겠다’고 했고, 해당 학생은 이미 세 번이나 제출하지 않았으며, 퇴학이 두려워 랜섬웨어를 파일로 보냈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 학생이 교수를 타깃으로 랜섬웨어에 감염시켰다면 이는 실제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이 몇몇 커뮤니티에서 계속 게시되고 있지만 크게 공론화되고 있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실제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면 벌써 나흘째인데 이 같은 사실을 교내 재학생들이 모를 리가 없다”며 “이 같은 (거짓)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진짜도 아니고 대응할 일말의 가치도 없어 무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실제 처음에 이 글을 올렸던 당사자도 본인이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는 것만 봐도 이 소문이 거짓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안뉴스>는 사실 확인을 위해 당사자로 추정되는 중앙대 몇몇 교수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니고 본인을 포함한 다른 교수들도 피해를 입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학교 교수 연락망, 소통 채널에서도 이번 주초에 일어났던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당 이슈도 인터넷 뉴스에서 얼핏 인지했을 뿐이라며 이는 터무니없는 조작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명 기자(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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