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판] 개발자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코딩 교육이 가지는 의미는?

2023-10-2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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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학원에서 코딩을 배우는 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조만간 개발자가 사회 전반에 넘쳐나 오히려 문제가 될 거라는 전망도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전문가들은 여기에 동의하기도 하고 반대하기도 한다.

[보안뉴스 문정후 기자] 코딩을 진득하게 배워두면 꽤나 괜찮은 커리어를 쌓아가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된다는 건 사실이다. 다만 이 사실이 너무 널리, 오랜 시간 알려져 왔기 때문에 코딩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그러므로 경쟁이 치열하다는 게 문제다.


[이미지 = gettyimagesbank]

우리는 아동들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스포츠나 예술 활동을 접하게 한다. 또한 코딩처럼 새롭게 나오기 시작한 디지털 기술들도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코등 학습 플랫폼 코딩아일랜드(Coding Ireland)의 창립자 알란 조이스(Alan Joyce)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키고 미술이나 음악을 배우게 할 때, 반드시 운동 선수나 위대한 예술가가 되기를 꿈꾸는 것은 아니”라며 “오히려 그런 활동들을 통해 나중에 운동이나 미술이나 음악 같은 것을 이해하고 즐길 줄 알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미래의 온갖 가능성을 발현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 같은 것이죠. 코딩 교육도 그와 같습니다.”

세상에 코더가 너무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 코딩을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 수천만 명이 넘는다. 이 현상은 지난 수십년 동안 이어져 왔고,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는 건 시장이 곧 개발자들로 넘쳐날 거라는 뜻”이라고 인공지능 콘텐츠 생성 기술 전문 업체 힉스에이아이(HIX.AI)의 CEO 카닐 소여(Camille Sawyer)는 말한다. “직업 훈련을 목적으로 코딩을 배우고 있다면 지금의 과열 현상이 반드시 좋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은 곳곳에서 코더가 필요하기 때문에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설 것입니다.”

IT 서비스 컨설팅 업체인 딥아이디어랩(DeepIdea Lab)의 창립자 수리야 산체스(Surya Sanchez)도 “코딩 교육의 인기가 너무 높아져서 나중에 코더가 해변가 모래보다 많아질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코딩 교육을 통해 IT 기술의 근간을 이해하고 기본기를 갖춘 학생들이 IT의 다른 영역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향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 과정 자체가 좀 더 다양화 되어야 하며, 그러므로 직업 시장에 ‘올라운더’가 나올 수 있도록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이스는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 몇 개 다룰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코딩 교육의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코딩을 하려면 재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민첩한 멘탈리티와 논리적 사고, 문제 해결 능력이 고루 갖춰져야 합니다. 코딩 교육을 통해 이 세 가지를 육성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소리입니다. 이 세 가지를 확실히 훈련한 학생은 다룰 수 있는 언어가 적더라도 오히려 테크 분야의 다른 여러 분야로 진출하기가 훨씬 쉬워질 겁니다. 또한 테크 기술은 점점 다른 산업의 기반으로서 우리의 생활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언어에만 집중한 코딩 교육은 이런 현상에 적응하기 힘들게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사 제오데브(XeoDev)의 CEO 레이 파누스(Ray Fanous)는 “개발자가 넘쳐나서 처리가 힘든 현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편이다. “코딩을 시작한 학생들과, 코딩을 권하는 학부모가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늘어난 건 사실입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났죠. 그런데도 아직 시장의 수요를 채우지 못하고 있어요. 우리는 지금도, 그리고 당분간, 필요한 코더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쓸 겁니다. 왜 그럴까요? 기술 자체가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서 배운 코딩 기술이 사회에 나왔을 때 크게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즉 학교에서 코딩을 배웠다 한들, 회사로 첫 출근을 한 순간부터 새로운 학습이 시작됩니다. 회사는 코더가 아니라 학습자를 고용하게 된 것이고, 그러므로 코더에 대한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코더에 허덕이는 상황 자체가 해소되지 않는 것이죠.”

또한 파누스는 “테크놀로지와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와 기관들도 코더들을 고용하기 시작했고, 이 흐름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프로그래머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너무 많아져서, 사실 이제 코딩 기술을 내부적으로 갖추고 있지 않아도 괜찮은 산업을 떠올리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 코더 없다고 문을 닫지야 않겠지만, 미래를 보장하기가 힘들 겁니다. 그런 상황이라는 걸 많은 경영자들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코더를 원하는 곳은 급격히 증가할 겁니다.”

코딩 능력 갖추면 갈 곳도 많다
코딩을 배운 사람들은 대부분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쌓고자 한다. 그리고 그렇게 했을 때 얻어가는 것도 많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만이 코더들이 가야할 방향은 전혀 아니다. 산체스는 “코딩을 배웠을 때 알게 모르게 자동으로 익혀지는 기술들이 있다”며 “논리적인 사고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은 코딩을 충실하게 배울 때 몸에 배는 것”이라고 짚는다. “학습을 인도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이 어떤 언어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만 볼 게 아니라 오히려 논리성과 해결 능력이 얼마나 배양되었는지를 여러 각도로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능력들을 익혔을 때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여는 “프로그래밍 능력이 특출나다면 아무리 코더가 넘쳐나도 다들 모셔가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프로그래밍 학습을 통해 IT 테크놀로지를 다루고 누리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기본기를 익힐 수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끔 개발을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라운 재능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각종 기본기에 더해 프로그래밍 학습 본연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숨찰 정도로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그냥 코더가 아니라 실력 좋은 코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코더는 사회 전체에도 필요한 인재입니다.”

조이스는 코딩을 악기를 배우고 외국어를 익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피아노나 기타 등 어렸을 때 악기 한두 개 배우는 경우들이 많죠. 외국어 교육을 일찍 시작하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그 아이들이 전부 전문 음악가가 되는 건 아니고, 통역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전문가가 되지 않더라도 본인이나 주변인이 실망하지도 않아요. 가끔 집에서 예전에 배웠던 피아노 한 번 연주하면서 머리를 식히고, 음악을 즐길 줄 알게 되고, 외국 여행을 덜 두려워하게 되는 것 모두가 자산이죠. 프로그래밍 역시 기술이 지배할 미래 사회에 아이들이 보다 쉽게 적응하도록 해줄 겁니다.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코딩 교육의 가치라고 봅니다.” 조이스의 설명이다.

보안 업체 체크막스(Checkmarx)의 수석 총괄 라몬 헤르츨링어(Ramon Herzlinger)도 여기에 동의한다. “코딩은 이제 지역,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들에게 가르쳐줘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것이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일률적인 목적 아래에서 행해지면 안 되겠죠. 미래 사회가 IT 기술로 온통 점령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을 문맹으로 놔두지 않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실행해야 하지요. 이미 소프트웨어가 우리 삶 곳곳에서 기능하고 있는 지금, 그 내부 구조를 이해할 힘을 갖추게 하는 건 지금 세대의 부모가 할 수 있는 중요한 과업입니다.”

헤르츨링어의 말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코딩은 새로운 시대의 리터러시’라고 할 수 있다. 문명 사회로 들어서면서 결국 모든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읽고 쓸 줄 알게 되었듯 코딩 역시 그런 차원의 기술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는 게 조이스의 설명이다. “디지털 시대가 된 지 오래입니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그것은 ‘리터러시’라는 단어의 정의에도 적용됩니다. 미래에는 코딩 할 줄 모르는 건 지금 시대에 있어 읽고 쓸 줄 모르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취급될 겁니다.”

글 : 존 에드워즈(John Edwards), IT 칼럼니스트
[국제부 문정후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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