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보안 산업의 선구자로 분류될 수 있는 업체 맥아피(McAfee)가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한다.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를 사모펀드인 심포니테크놀로지그룹(Symphony Technology Group, STG)에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가격은 40억 달러로 알려져 있다. 맥아피의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는 포춘 500대 기업의 87%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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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분석가들 일부는 이러한 맥아피의 결정을 두고 “예상된 바”라고 평한다. 또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도 예측하고 있다. IT하베스트(IT-Harvest)의 연구 분석가인 리차드 스티에논(Richard Stiennon)은 “맥아피호의 선장만 바꾼 것일 뿐”이라고도 표현했다.
매각이 정부 기관에 의해 승인된다면, 맥아피는 말 그대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즉 초기 맥아피 시절처럼 일반 개개인 소비자들을 위한 보안 업체로 회귀한다는 뜻이다. STG에 매각되는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는 독자적인 업체로 전환되어 사업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한다. 맥아피의 작년 총 수익 290억 달러에서 130억 달러가 바로 이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맥아피의 회장이자 CEO인 피터 리브(Peter Leav)는 “STG가 딱 맞는 파트너”라며, “기업 활동을 강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맥아피는 본연의 ‘개인 고객의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일반 소비자 보안’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한 번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10억 달러의 채무를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시장 분석가들이 덧붙이는 설명이다.
맥아피는 4개월 전 공개공모(IPO)를 실시한 바 있다. 10년 전의 IPO 이후 두 번째 IPO였다. 그 기간 동안 맥아피는 여러 번의 M&A를 경험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 2011년 인텔과의 합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76억 달러에 매각됐었다. 그러나 불과 6년 후 맥아피는 TPG 캐피탈에 매각됐다. 인텔은 아직도 맥아피 지분의 49%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TPG와 토마브라보(Thoma Bravo)가 보유 중이다.
옴디아(Omdia)의 분석가인 에릭 파리조(Eric Parizo)는 “이미 맥아피의 남은 선택지가 M&A밖에 없다는 신호는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었다”고 말한다. “작년 초 크리스 영(Chris Young) CEO가 해임되면서 현재의 리브 체제로 변환되기도 했고요. 영은 맥아피의 정체성을 ‘인텔의 사업부’에서 독자적인 보안 업체로 바꾸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인물입니다.”
한편, 이번에 맥아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STG는 작년 또 다른 대형 보안 업체인 RSA를 매입하기도 했었다. 맥아피와 RSA가 결합하여 사업을 진행할 가능성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인다고 파리조는 말한다. “하지만 맥아피 엔터프라이즈 사업부가 더 작게 분해되어 운영될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습니다.”
2019년 또 다른 대형 보안 업체 시만텍(Symantec)이 자산 일부를 브로드컴(Broadcom)에 매각한 바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맥아피의 움직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보고 있다.
또 다른 보안분석가는 RSA까지도 보유하고 있는 STG가 이번 맥아피 매입을 통해 ‘보안 백화점’ 방식으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모든 보안 제품을 다 제공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보안 시장에 진입하려는 시도는 수년에 한 번씩 반드시 나타납니다. 그 결과는 조금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3줄 요약
1. 맥아피, 엔터프라이즈 사업부만 똑 떼어내서 STG라는 사모펀드에 판매.
2. 이제 맥아피는 소비자 개인 보안에 집중하는 업체로 변모할 예정.
3. STG 측은 작년에 RSA도 매입한 바 있음. 설마 보안 백화점 여나?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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