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 한 번으로 성공?...성장의 기회 마련해주고 건강한 근무 환경 제공해야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기술 분야의 ‘인력 부족’ 문제는 이제 고질병 수준으로 정착하는 중이다. 사람 구하는 거 자체가 이미 전쟁인데, 한 번 채용에 성공했다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다. 그 사람이 조직이 떠나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즉 높은 이직률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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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수많은 산업 분야들 중 가장 높은 이직률을 기록하고 있는 건 단연 IT다. 수많은 라이벌들의 틈을 뚫고 사람을 하나 확보했다손 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구인을 시작하게 된다. 이는 조직의 크기와 상관이 없다. 사람들은 회사가 작아서 떠나기도 하고, 커서 떠나기도 한다. 혁신적인 근무 환경으로 유명한 구글의 경우, 평균 근속 기간이 1.1년이다. 아마존도 겨우 1년을 채울 정도이며, 조금 더 낫다고 하는 애플이 2년이다. 왜 IT 전문가들은 이렇게 자주 조직을 떠나는 것일까?
성장의 부재
IT 혁신이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칠만큼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실제로 이런 분야에 있는 전문가들의 몸 값이 빠르게 치솟고 있는데, 많은 IT 전문가들이 이 봉급 때문에 ‘빈정 상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물론 급여 수준이 낮은 건 절대로 아니다. 사람 하나 모시기가 힘들기 때문에 많은 조직들이 누가 봐도 군침 날 만한 액수를 광고에 싣는 경우도 다반사다. 문제는 조직들이 큰 금액을 들여 사람을 고용한 것으로 투자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IT 전문가들도,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처럼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이 조직 내에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가늠하고, 그러한 희망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다. 자신의 전문성이 조직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조직이 자신의 전문성을 장기적으로 필요로 하길 바란다. 10년이 지나도 같은 일을 하며, 같은 급여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다. 같은 일을 하면서 매년 돈을 더 받기를 바라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은 일이 지루해서 떠난다. 조직 내에서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경력적인 면에서건 금액적인 면에서건 성장의 기회가 다른 조직에서 보이면, 당신의 IT 전문가는 떠날 것이다.
경력을 더 발전시킬 수 없고, 따라서 연봉에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 이 두 가지가 IT 전문가들을 이직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현재 IT 전문가로 근무하고 있는 전문가들 중 1/3이 내년에 떠날 계획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답한 사람 중 44%가 ‘성장에 대한 기대 없음’과 ‘연봉 동결’을 그 이유로 꼽았다.
가혹한 경쟁
워낙 분야 내 발전이 빠르고, 사람은 모자라는데 급여 수준은 높기 때문에, IT 분야 안에서의 경쟁은 가혹하다고 할 정도로 치열하다. 게다가 각종 조직들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 구도에서 빠져나와 다른 조직으로 가면 그만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실력만 조금 있다면, 사실 한 조직 내에 오래 머무를 필요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현재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 받은 IT 전문가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먹자골목 식당가한 가운데를 걸으며, 넘쳐나는 호객 행위와 ‘거저 주기’ 제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같다. 식당 주인들은 당신이 한 입만 먹어줘도 감개무량이다. 그러니 아무런 부담없이 아무 식당이나 입맛대로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먹다가 맛 없으면 일어나서 다시 거리로 나가 귀빈 대접을 받으며 다른 식당으로 가면 된다. 조직 내에서 IT 전문가들을 이런 긴장감으로 붙들고 있는가? 더럽고 아니꼬와도, 그게 현실이다.
조직 내 문화
연봉만큼 커다란 요소는 아니지만 조직 내 문화라는 것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사업 방향이나 철학과 잘 어울리는 사람을 뽑고 싶어 하는 것처럼, IT 전문가들도 건전하고 건강한, 그리고 동의할 만한 가치를 추구하고 문화를 형성한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정말로 IT 전문가를 오래오래 붙잡고 싶다면, 그 사람(들)이 원하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현재 IT 전문가들에게는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다. 굳이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로 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야근이 너무 심하거나, ‘인력을 갈아 넣는다’는 인식이 있거나, 회사의 사업 철학이 이상과 맞지 않을 때 그들은 과감히 떠날 수 있다.
현재 IT 업계에서 가장 요구되는 가치는 ‘포용력’이다. 지나치게 오랜 시간 동안 IT는 20~40대 백인 남성이 주도해왔다. 자연스럽게 그들 위주의 문화가 형성됐고 고착화됐다. 최근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IT 전문가들(여성, 타 인종, 타 연령 등)이 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는데, 이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지금 IT가 그들을 배척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 20~40대 백인 남성이 아니더라도 편안할 수 있는 환경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 부분을 가볍게 여기거나 간과해 인재 확보에 실패한다. 지금 IT 업계를 보라. 인도인들을 필두로 한 아시아인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여성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첫 면접에서 백인 남성이 아니라고 낙제점을 주는 기업들이 아직도 많다. 이건 인재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경쟁사 입장에서는 희망적인 소식이다.
언젠가 인공지능이 사람들을 바깥으로 내몰 것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사람이 훨씬 중요한 때다. 미국 내에서만 필요한 IT 전문가가 절반만 채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는 것과 함께, 있는 사람을 최대한 붙잡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글 : 조이 모리스(Zoe Morris), Nelson Frank
3줄 요약
1. IT 전문가, 필요한 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영입 전쟁 치열.
2. 한 번 영입해도 떠나는 사람 붙잡지 못해...구글과 아마존이 1년 남짓한 수준.
3. 연봉 높아질 수 있는 성장의 기회도 제공해주고 근무 환경 향상시켜 주는 노력 필요.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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