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인 모호함’으로 구체적인 보복 방법은 밝히지 않안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NATO가 이번 주 러시아 및 기타 적대적 국가들에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럽연합 의회 선거에 불법 개입할 꿈도 꾸지 말라는 으름장이다. 유럽연합 선거는 이번 주 목요일 영국과 네덜란드에서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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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 국가들은 2016년 미국 대선의 결과가 러시아의 불법 개입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믿고 있다. 러시아의 공격자들이 미국의 IT 및 소셜 네트워크 인프라를 악용해 여론이 기울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항상 견제의 대상이었던 우크라이나에도 각종 사회 기간망 공격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러시아 정부는 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NATO는 영국 외무부 장관 제레미 헌트(Jeremy Hunt)와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잠재적 공격자들 및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모든 자들에게 알린다”며 “NATO 동맹은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때, 단지 사이버 공간 안에서만, 기존 사이버 보안의 방식대로만 대응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사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겁니다.”
제레미 헌트는 “영국의 국가 사이버 보안 센터(NCSC)는 지난 18개월 동안 29개 NATO 동맹국 중 16개국과 함께 러시아의 악성 사이버 행위들의 세부 내용을 공유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선거 결과가 제때 나오지 못하도록 투표 시스템을 침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이버 시대에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들은 자유 민주 사회를 구축한 국가들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무기들을 갖게 되었다”고 말하며, “아마 이런 나라들의 과거 지도자들이 상상으로만 꿈꿔왔던 일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행보를 봤을 때, 독재 국가들은 민주 국가들의 취약점을 ‘선거’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이기도 한 선거 제도 말입니다.”
건설적인 모호함
하지만 NATO가 정확히 어떤 절차를 밟아 대응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 헌트의 표현에 따르면 “우리의 의도는 명확하게 밝히되, 구체적인 행동 절차에 대해서는 ‘건설적인 모호함’을 유지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의 경제 제재는 그저 한 가지 선택지에 불과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과 러시아는 오랜 시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나라의 적대 관계는 작년 러시아의 이중첩자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Sergei Skripal)의 살해 사건으로(영국에서 발생했다) 한층 더 악화됐다. 영국은 “러시아 정부 요원이 계획하고 실행한 일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 혐의를 완전히 현재까지 부인하고 있으며, 영국이 “불합리하고 정치적인 동기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전 세계 러시아 외교관 150명이 추방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러시아도 이에 대응해 각 국가의 외교관들을 내쫓았다.
한편 얼마 전 이스라엘은 “해킹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테러단체 하마스의 본부 건물을 폭파시킨 바 있다. 외교 역사상 사이버 공격에 대한 첫 물리적 대응이 발생한 것이라고 보안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NATO의 발표가 그냥 말로 하는 협박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이다.
3줄 요약
1. 이번 주부터 시작된 유럽연합 총선. 러시아의 개입 염려되는 상태.
2. NATO는 “사이버 공격 발생하면, 모든 대응 동원해 응징하겠다”고 발표.
3. 영국은 “의도는 명확히 밝히겠지만, 방법은 은밀하게 남겨두겠다”고.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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