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시작된 F의 불길한 기운, 포드로 퍼지나

2018-11-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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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CEO, 고객의 개인정보가 가진 사업적 가치 방송에서 언급
요 몇 년 포드의 움직임, 데이터 수집에 초점 맞춰져 있어 시장은 크게 우려


[보안뉴스 문가용 기자] 포드 모터 컴파니(Ford Motor Company, 이하 포드)는 자동차와 트럭을 만드는 회사다. 자동차 산업 내에서는 아이콘과 같은 업체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 년 지나면 ‘포드=자동차’라는 공식이 잊혀지고, 흔한 ‘페이스북 형태’의 회사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 iclickart]

전문가들은 요 몇 년 북미 시장 바깥에서 포드가 내는 성적이 신통치 않음을 지적하며, 다른 수익 창구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현재 포드가 확보하고 있는 1억 명 고객들로부터 수집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가장 유력한 ‘재료’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포드가 전통적 의미에서의 자동차만 만든 회사는 아니다. 커넥티드 카, 스마트폰 앱과 연결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꾸준히 자동차에 장착시켜 왔다. 그럼에도 수익이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포드의 CEO는 “포드가 가지고 있는 고객들의 정보가 고가치 자산”이라는 언급하면서 다른 방향으로의 사업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라디오 팟캐스트에 출연한 포드 CEO 짐 해켓(Jim Hackett)은 “현재 포드 자동차를 모는 고객이 1억 명”이라며 “이들의 정보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을 시작했다. “물론 이 정보를 굉장히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고객들도 신뢰하고 있지요. 중요한 건 저희가 고객들이 어디에 돈을 쓰고자 하는지(포드는 금융 사업도 겸하고 있다), 근무지가 어디인지, 결혼은 했는지, 현재 집에서 몇 년 동안 거주했는지 등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정보들을 활용해보고자 하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던 겁니다.”

그의 이런 발언은 미국 자동차 산업 내에서(그리고 한국의 보안뉴스에까지) 일파만파 번졌다. 외신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Detroit Free Press)는 트위터버스에 경고 메시지를 날렸고, 한 마케팅 전문가는 “모든 OEM 회사들이 그런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 ‘당신의’ 데이터가 어떤 이름 모를 회사의 수익과 번창을 위해 활용되는 것에 대해 느낌이 어떠신지?”라고 쓰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고객의 데이터를 가지고 수익 사업을 펼치다가 어떤 사고를 쳤는지 기억한다면, 포드 CEO의 저런 발언에 걱정부터 들 수밖에 없다. 그것이 현재 시장의 반응이기도 하다.

한 트위터리안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고, 고객의 개인정보를 자산 가치로 활용하겠다는 말에 신중한 고찰 따위도 없다”며 “자동차에 연결하기 위해 의료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윤리적 고민을 아무도 하지 않는 자동차 산업에서 저커버그가 한 명 더 생겼다. 짜증난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확히 포드가 1억 명 고객의 데이터로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일까? 그걸 다른 마케팅 회사에 팔겠다는 걸까? 물론 고객 데이터를 내부에서만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포드가 가장 큰 경쟁력을 발휘하는 미국 시장에서조차 최근 몇 년 동안 뚜렷한 성과가 없던 상태에서, 단순 내부 활용만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수익 창구’와 같은 뉘앙스를 풍겼을까? 해켓은 당시 방송에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최근 포드는 스핀(Spin)이라는 회사를 매입했다. 스핀은 전자 스쿠터를 만드는 회사다. 즉 보다 ‘개인적인 이동성’을 위한 도구를 만드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런 ‘개인적’ 상품에 대한 포드의 관심은 그 전부터 눈에 띄었다. 2016년에는 모티베이트(Motivate)라는 바이크 공유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뉴욕 시 등에서 시티바이크(CitiBike)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회사였다. 포드는 체리엇(Chariot)이라는 셔틀버스 서비스 업체에도 투자를 감행했다. 쉽게 말해 리프트(Lyft)나 우버(Uber)와 성격이 흡사한 회사와 연을 맺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포드는 “여행과 이동에 있어서 사람들이 좀 더 건강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취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다. 스핀에 대해서 포드의 부사장인 서니 마드라(Sunny Madra)는 “스핀과의 협력으로 포드의 포트폴리오가 좀 더 흥미진진해졌다”며 “고객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편리하고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드의 공식 발언이야 탈 것에 대한 서비스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리프트나 우버가 얼마나 많은 개인정보를 확보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포드 역시 정보 확보를 목적으로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드문즈(Edmunds.com)의 시장 분석가인 이반 드루리(Ivan Drury)는 외신인 NPR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핀의 인수로 포드는 엄청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켓은 2016년에 있었던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동안 포드가 하지 않았던 일이 뭐냐면, 탈 것들에 측정 값과 데이터를 적용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측정 값과 데이터가 통신의 한 형태인데 말이죠. 지금은 (모티베이트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정보가 포드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게 핵심입니다. 모티베이트의 오토바이나 바이크가 아니라, 데이터 그 자체에 가치가 있고 기회가 있는 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다니는지, 방향과 경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어떤 성향을 보이는지 등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우리 시야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드의 대변인은 또 다른 외신인 쓰레트포스트(ThreatPost) 등을 통해서는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두고 부인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 라디오 방송에서 해켓 CEO가 하려던 말은, 장기적인 사업 전략을 구축할 때 데이터를 보다 잘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라는 것일 뿐입니다. 포드는 고객의 정보를 되팔거나, 고객 정보를 현금화하려는 의도를 전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고객이 우리에게 준 개인정보가 얼마나 소중한 자료인지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관련 싱크탱크 중 하나인 케빈 뱅크스톤(Kevin Bankston)은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는 차처하고라도, 현재 미국 시장의 소비자들이 ‘포드가 페이스북과 같은 기술 업체가 되려고 한다’는 것에 얼마나 경악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트위터를 통해 “자본주의와 감시 자본주의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는 현상이 무서운 건 사실”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트윗은 굉장히 많이 리트윗 되면서 퍼졌는데, 이에 뱅크스톤은 “포드는 팔로워가 많지도 않은 내 트윗이 얼마나 퍼져가는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운전자들이 당신들의 사업 방향을 얼마나 거부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니까. 게다가 이미 적잖은 돈을 내고 당신들 자동차를 산 소비자가 추가 정보들 더 가져다 바쳐야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3줄 요약
1. 자동차 산업의 아이콘 같은 회사 포드, 실제 성적은 요 근래 처참.
2. 최근 CEO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고객 개인정보가 가진 사업적 가치에 대해 언급함.
3. 개인정보 사고와 프라이버시 침해 염려 일색인 시장 반응.

[국제부 문가용 기자(globoan@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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