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SQL 인젝션 공격으로 개인정보 유출...웹사이트 보안 취약점 고질적 문제
[보안뉴스 김경애 기자] 해커들의 정보 공유 사이트로 많이 알려진 페이스트빈에 1,610건의 개인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된 정황이 또 다시 포착됐다.
▲페이스트빈에 1,610건 개인정보가 노출된 정황 화면[이미지=페이스트빈]
페이스트빈에 노출된 개인정보는 숙소 예약 사이트 해킹을 통해 유출되는 것으로 추정된 비밀번호와 네이버, 네이트, 야후, 엠파스, 지메일, 코리아, 파란, 한메일, 핫메일 등 이용자의 메일주소다.
페이스트빈에 아이디와 메일주소가 노출된 시점은 2018년 2월 11일 오후 7시 23분경부터 현재까지이며, 총 1,610건의 개인정보가 약 8개월가량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개인정보를 노출시킨 해커는 숙소예약 사이트에 SQL Injection(인젝션) 공격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본지가 앞서 지난 5일 보도한 1,087건의 개인정보 역시 해커가 특정 치과병원에서 SQL 인젝션 공격을 통해 유출한 것으로 밝힌 바 있다.
SQL 인젝션 취약점은 응용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악의적인 SQL문을 실행하게 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하는 인젝션 공격 방법이다. 개인정보가 유·노출된 상당수의 사이트는 SQL 인젝션 공격에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본지가 최근 들어 보도한 페이스트빈의 개인정보 노출 이슈만 이번이 세 번째다. 해당 이슈에서 특히 주목되는 점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중소 웹사이트의 허술한 보안관리 실태다. 더욱 큰 문제는 해외 사이트인 페이스트빈에 대한 사전 차단 및 사후 삭제 요청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한 보안담당자는 “SQL 인젝션 취약점은 나온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강력한 웹 공격기술이다. SQL 인젝션은 사용자가 입력한 값 중 데이터베이스와 연계되는 모든 구간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방어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SQL 인젝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전체 소스코드에서 DB 연계구간을 모두 찾아 확인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단 하나라도 보호 로직이 누락된다면 SQL 인젝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들도 SQL 인젝션 방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수많은 기능과 함수를 지원하고 있어 사용자는 별도의 프로그래밍 없이도 원하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에 공격자는 이러한 기능을 이용해 공격코드를 변조함으로써 웹방화벽 같은 보안 솔루션들을 우회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이다.
덧붙여 그는 “보안담당자들 중에서 보안 솔루션이 모든 웹 공격을 차단해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며 “보안 솔루션을 사용하면 많은 공격을 차단할 수 있지만, SQL 인젝션과 같은 취약점은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시큐어코딩이나 서버 필터와 같은 보호기능을 꼼꼼히 적용하고, 단순한 공격 차단을 넘어서 공격 징후를 탐지할 수 있는 보안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인터넷진흥원 김주영 개인정보보호대응센터장은 “기본적인 공격 형태임에도 많은 웹사이트에서 개인정보 노출이 발생하고 있다. 지속적인 취약점 점검을 통한 사전 예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극동대학교 박원형 교수도 “SQL 인젝션 취약점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은 과거와 크게 새롭거나 달라지진 않았다”며 “페이스트빈 뿐만 아니라 구글 검색을 통해 노출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은 웹사이트 관리 부실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지만,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시 처벌이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원형 교수는 “현재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정보통신망법의 불법 침입에 대한 법적 재제가 다소 약한 실정”이라며 “효과적인 사고 예방 및 대응을 위해 해킹 주체에 대해 좀더 강력한 법적 처벌이 내려져야 하고, 국제적인 해킹사고인 경우 역추적 기술을 바탕으로 해커에게 적극 대응함으로써 재발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애 기자(boan3@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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