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뉴스 성기노 기자] 현재 대한민국의 함정 주력은 크기나 규모 면에서 KDX-I, II, Ⅲ 사업으로 탄생한 구축함들이다. 항공모함이나 순양함이 대양해군을 위해서는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예산과 해군 능력상 건조나 운용은 아직 시기상조다. 그래서 현재의 구축함(이지스급 포함)이 향후 10년은 한반도 해역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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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함은 대함 및 대잠 공격을 주 임무로 하는, 4000~10000t에 이르는 중대형 함정이다. 어뢰로 적의 대함(大艦)을 물리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KDX-Ⅰ의 경우 모두 고구려 시대 영웅들의 이름을 따와 함명을 지었다. 1호함이 바로 광개토대왕함이다. 1996년 10월 28일 대우중공업(지금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총톤수 3,900t급. 순항속력 18kn. 최대속력 30kn. 승선인원은 286명이다.
한국형 구축함 2호는 을지문덕함이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3200t급 두 번째 구축함이다. 1997년 10월 16일 진수식을 가졌다. 기초설계에서 상세설계·제작까지 대우조선해양이 맡았다. 배수량은 3,125t, 포와 식량 등을 실었을 때의 만재 톤수는 3,885t이다. 3호가 바로 양만춘함이다. 기본 설계에서 제작에 이르기까지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국산 구축함이다. KDX-Ⅰ사업의 마지막 구축함이다. 1998년 10월 19일 옥포조선소에서 진수식을 가졌다.
2000년부터는 4,500t급 구축함 사업인 KDX-Ⅱ 사업에 들어갔다.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은 해군 최초의 함대 방공 구축함으로, 본격적인 대양작전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함정이다. 지난 2003년 1번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이 취역한 이후, 2006년까지 총 6척이 건조됐다. 문무대왕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최영함 등의 순이다.
1호함 충무공이순신함은 2002년 5월에 진수된 한국 최초의 4,000톤급 구축함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해 2002년 5월 22일 진수했다. 길이는 149.5m, 너비는 17.4m, 높이는 9.5m, 톤수는 4,200t, 최대속도는 30노트, 항속거리는 4,000해리(18노트)이다. 한편, 장보고급 잠수함에도 이순신함(함번 SS-068)이 있는데, 이는 무의공(武毅公) 이순신(李純信)의 이름을 딴 것이다.
2호함인 문무대왕함은 지난 2003년 4월 진수된 한국 최초의 스텔스 구축함이다. 길이 150m, 너비 17.4m, 깊이 7.3m, 총톤수 4,500t, 최대속도 29노트(시속 54㎞), 항속거리 1만 200㎞이다. 2003년 4월에 진수됐다. 3호함이 대조영함이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국산 기술로 설계·제작하여 2003년 11월 12일 진수식을 올렸다. 4번째 한국형 구축함(KDX-II)인 ‘왕건함’이 건조돼 오는 2005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이 열렸다.
5호함은 강감찬함이다. 4,500t급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이다. 2004년 7월 건조가 시작되어 2006년 3월 16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으며 그해 10월 1일 해군에 인도됐다. 다른 KDX-Ⅱ 함정과 같이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여 생존성이 뛰어나고 다양한 무기 시스템을 장비하여 대공, 대함, 대잠 전투능력을 갖추었다. 최영함은 6번째 구축함으로 2006년 10월 20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진수됐다. 최영함은 2010년 12월 청해부대 6진으로 소말리아 해역에 파견되었다가 ‘아덴만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2011년 3월에는 리비아 내전으로 인한 현지 교민 철수 임무를 수행했다.
다음으로 KDX III 사업으로 탄생한 함정이 있다. 사실상 이 사업의 함정이 대한민국 해군의 명품 함정인 셈이다. 이 사업으로 탄생한 함정들은 이지스급으로 분류되고 실제로 대한민국 해군을 대표할 만한 막강 전력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KDX I, II 사업의 함정들이 해상방어용이라면 이제 우리도 본격적인 해상공격용 함정을 보유하게 됐다. 최첨단 군사과학기술이 응집된 ‘꿈의 함정’ 세종대왕함(KDX-Ⅲ)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으로, 2007년 5월 25일 진수했다. 미국 일본 스웨덴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은 세계적으로도 강력한 구축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식 최소 배수량은 7600톤급이지만 만재배수량은 1만톤이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단순히 ‘구축함’이 아니라 ‘순양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구축함은 함대 방어를 목적으로 하며, 순양함은 대양을 누비며 공격을 목적으로 하는 대형함선이다. 세종대왕함은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을 제외하고는 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대왕함은 미국과 일본의 최신형 이지스함에 견주어 봐도 뒤지지 않는다. 앞으로 국산 함대지 크루즈(순항) 미사일이 탑재되면 일본 이지스함에 비해 강력한 타격능력을 갖게 된다. 특히, 세종대왕함은 우리 함정으로는 최초로 약 1000km밖의 탄도유도탄을 탐지해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면 요격할 수 있다. 또한, 1000여 개의 각종 공중표적을 동시 탐지, 추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여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뛰어난 방어 및 대응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 해군의 최전선 함정이다.
이밖에 전투함이 아닌 대형수송함(LPH)인 독도함도 있다. 지난 2005년 7월 대형상륙함(수송함) 독도함이 진수됐을 때 국내외 일부 언론에서 ‘한국형 경항공모함’이라고 소개되기도 했다. 1만 4500톤의 웅장한 모습을 자랑한다. 중국이나 일본 언론들은 독도함 진수를 대서특필하면서 독도함이 경항공모함과 다름없다며 한국의 해군력 증강을 경계하고 나서 경항공모함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대급 상륙병력과 장비 탑재는 물론 다수의 상륙기동헬기, 고속상륙정(LCAC)를 탑재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국 해군의 상륙함에 의지하지 않고 한국 해군의 함정을 이용해 적의 해안에 상륙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군사전략적으로 매우 의미가 크다.
마지막으로 호위함은 일반적으로 700∼800t 이상의 함정을 가리키며, 그 중에는 5,000∼6,000t급의 것도 있으나 1,500∼3,000t급의 것이 대부분이다. 주로 선박(수송 또는 상륙작전용)이나 선단과 행동을 같이하면서 호위임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 일종의 전투함이다. 올해 초 대우조선해양이 태국에 이 호위함을 국산기술로 개발해 수출까지 해서 화제가 됐다. 현대중공업도 필리핀에서 총 3700억원 규모의 최신예 호위함 2척을 수주한 바 있다. 1948년 미국에서 다 낡은 실습선을 하나 사온 것이 한국 해군의 ‘모태’였다. 앞으로는 꿈의 순양함과 항공모함 시대도 열릴 것이다.
[성기노 기자(kino@boa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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