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해자 회복까지 돕는 ‘인간 존엄’ 중심 보안 교육 제시
2. 기술적 대응 넘어선 ‘성숙한 보안 문화’ 정착 목표
3. “K-Safety, 세계가 신뢰하는 대한민국 새로운 브랜드 될 것”
[보안뉴스 조재호 기자] 인공지능(AI)의 대중화와 함께 디지털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탐지 기술도 개발되고 있지만 “안전은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며 “기술적 대응 이전에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비로소 온전한 안전이 지켜진다”고 말하는 곳이 있다.
한국스파이존 부설 ‘도청·불법촬영예방교육센터’는 “이제는 안전도 대한민국의 품격”이라는 슬로건 아래 사람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술적 대응을 넘어 ‘인간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피해 예방부터 심리적 회복까지 아우른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교육센터의 이야기를 <보안뉴스>에서 들어봤다.
백종실 도청·불법촬영예방교육센터장은 38년이라는 긴 세월을 교단에서 보낸 교육자 출신이다. 보안 기술과 교육학, 언뜻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두 영역이다. 이에 대해 백 센터장은 ‘사람’이라는 교집합을 강조했다.

▲백종실 한국스파이존 부설 도청·불법촬영예방교육센터장 [자료: 보안뉴스]
38년 교육자가 보안 최전선에 선 이유 “모든 문제의 출발점에는 늘 ‘사람’이 있다”
백 센터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해당 문제를 일으키는 주체인 ‘사람’을 깊이 있고 정확히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한다. 한국스파이존의 제안을 받아 교육센터 설립에 뛰어든 것도 ‘센터장은 사람을 잘 이해하는 교육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철학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 안전 대책은 일시적인 미봉책이나 표면적 조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며 “사람을 이해해야 지속적이고 예방적이며,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미래는 최첨단 센서가 아닌, 인간을 향한 이해와 존중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안전도 대한민국의 품격”...실전 같은 ‘쇼룸’을 만들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교육센터는 이러한 백 센터장의 철학을 고스란히 구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텔 객실과 사무실, 화장실, 탈의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탐지 실습용 ‘쇼룸’이다. 단순 이론만 배우는 강의실이 아닌, 교육생들이 실제 범죄 현장처럼 곳곳에 숨겨진 불법 촬영 카메라와 도청 장비를 찾아내는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책상 밑을 시작으로 액자 뒤, 화장실 환풍구, 벽에 붙어있는 콘센트 등 예상하기 힘든 곳에서 발견되는 위협들은 교육생들에게 보안의 중요성을 뼛속 깊이 각인시킨다. 엄격한 평가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도청·불법촬영 전문 탐색사’ 자격을 수여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 장비 운영 기술자를 넘어 실무 능력과 윤리의식을 겸비한 진짜 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것이 백 센터장의 목표다.
백 센터장은 “우리가 정의하는 ‘완벽한 탐지’란 단순히 숨겨진 장치를 찾아내는 기술을 넘어선다”며 “정보를 훔치고 타인의 사생활을 엿보려는 행위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이자 탐지 후 취약점을 분석해 지속 가능한 보안 문화를 만드는 과정 그 자체”라고 말했다.

▲백종실 센터장이 도청·불법촬영예방교육을 하고 있다. [자료: 보안뉴스]
불법 촬영, 딥페이크 제작의 1차 소스이자, 한 사람의 인격을 파괴하는 중독성 강한 범죄
최근 급증한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백 센터장은 “불법 촬영과 도청에 빠진 가해지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와 같다”며 “누군가는 용기 내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춰 세워야 하며, 우리 교육센터가 ‘용기있는 기관사’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딥페이크 범죄는 특성상 ‘사후 처벌’보다 ‘사전 차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출되면 피해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접수된 삭제 요청은 23만건에 달하지만, 실제 삭제된 건수는 18만여건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이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다. 교육센터는 기술적 차단을 넘어 피해자의 무너진 마음까지 돌보는 ‘치유’의 영역으로 범주를 넓혔다. 전문 상담 기관과 연계해 심리적 지원을 제공하고, 2차 피해 예방 교육을 병행해 ‘보안의 끝은 인간 존엄의 회복’을 지원한다.
일상의 보안 기술이 발전할수록 위협의 형태도 교묘해지고 있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변종 카메라 수입액은 약 1조4000억원에 이르고, 2024년 초소형 카메라만 55억원어치 유입됐다.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19.4건의 불법촬영이 발생하고 있으며, 美 CIA가 밝힌 도감청 기술 투자 규모도 연 50조원을 넘어섰다. 유리창의 미세한 떨림으로 음성을 복원하거나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포착해 화면을 재현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홈 IP카메라 해킹 등 외부 침입 없는 ‘비대면 위협’도 일상에 파고들었다.
백 센터장은 개인이 지켜야 할 제 1수칙으로 ‘설치보다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월패드, 로봇청소기, 펫카메라 등 편리함 뒤에는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기술을 들이기 전에 ‘내가 이것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를 먼저 자문해야 한다”며 “관리의 작은 빈틈 하나가 나와 가족의 사생활을 전 세계로 생중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업 보안에 대해서도 AI 기반의 공격이 날로 지능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실무자 중심의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임원급을 포함한 전사적인 보안 전문 교육이 필요하다”며 “무자격자가 아닌 첨단 장비와 숙련도를 갖춘 전문가에제 정기적인 정밀 진단을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청·불법촬영교육센터가 그리는 K-컬쳐의 새로운 미래, ‘K-안전’
백 센터장은 도청·불법촬영 전문탐색사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덕목으로 ‘정직’을 꼽았다. 아무리 뒤어난 탐지 기술을 가졌어도, 방향성이 잘못된다면 또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탐색사는 단순 용역업자가 아니고, 사회 안전망의 일원으로서 인간 존엄을 지킨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저는 이들이 만들어갈 안전한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교육센터와 백 센터장이 그리는 미래는 ‘K-안전’(K-Safety)으로 요약된다. 음악과 드라마 등으로 대표되는 한류, K-컬처가 대한민국의 문화적 품격을 높였듯, 이제 안전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또 다른 품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백 센터장은 “기술과 사람 그리고 마음이 조화를 이루는 ‘안전 선진국’, 그것이 제가 꿈꾸고 우리 센터가 만들어가고 싶은 대한민국의 내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재호 기자(sw@boannews.com)]
<저작권자: 보안뉴스(www.boannews.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